다채로운 관광지, 체험, 풍성한 먹거리가 있는 예산입니다.
역사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향천사 그리고 예산오일장에 담긴 오랜 시간의 멋
오래된 것들에는 그 역사만큼이나 깊은 따스함과 향기가 있다. 단단하고 주름 깊은 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할머니의 추억처럼 포근한 역사 속 예산으로 가을 소풍을 가자.
예산읍내에서 10여 분 정도 차를 타면 금오산 기슭에 수덕사의 말사인 향천사가 나온다. 향천사는 백제 의각스님이 세운 절으로 이름처럼 향긋한 모과나무가 주렁주렁 열려있고 아주 깨끗하다. 소박하고 아담하지만 절을 방문할 때 느껴지는 특유의 안정감과 편안함은 그 크기에 비하지 않는다.
사진23,24. 향천사의 단풍.
사진25,26. 향천사로 향하는 일주문과 스님의 뒷모습.
떨어진 모과를 주워 그 향을 맡으며 가을에 취한 중년의 신사가 노래를 한다. 무엇을 노래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떨어지는 낙엽과 어울려 한 편의 비디오를 연상케 한다. 극락전에도 천불전에도 가을과 닮은 짙은 목소리는 붉게 물든 바람을 타고 퍼진다. 신사의 부인과 그 친구들의 미소는 푹 익은 홍시처럼 다디달다.
사진27,28. 범종각 처마와 단풍 그리고 낙엽.
사진29. 돌계단에 쌓인 은행잎.
사진30. 다리가 두 개뿐인 의자와 그것을 지탱하는 나무기둥.
사진31. 향천사 비석.
사진32. 돌계단 넘어 보이는 극락전.
천불전은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73호로 지정되어 있다. 천불을 얻으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으므로 부처는 과거, 현재, 미래에 각각 천불씩 존재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현재 1,515불이 봉안되어 있다. 수덕사 대웅전처럼 천불전의 외형은 간결한 맞배지붕과 균형 잡힌 배흘림기둥으로 소박한 아름다움을 보인다.
사진33. 범종각.
사진34. 나한전 앞의 9층 석탑.
사진35. 9층 석탑에 올려진 작은 동자승 인형.
사진36. 요사채의 문
사진37. 극락전 전경.
사진38. 천불전 전경.
사진39,40. 향천산책로와 그곳을 오르는 사람들.
사진41. 낙엽에 맺힌 이슬.
사진42. 산책로에서 만난 동백꽃.
나한전 앞에는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74호인 9층 석탑이 있다. 이 석탑은 임진왜란 때 훼손되어 형체가 완전하지는 않지만 오랜 시간 버티어 절의 역사를 알려주는 고마운 지표가 된다.
사진43,44,45,46. 향천산책로 풍경.
사진47. 약수터.
사진48. 스님의 털고무신.
사진50. 사과 모양의 예산전통시장 간판.
사진51. 북적이는 예산 오일장 풍경.
사진52. 해산물이 신기한듯 만져보는 아이.
사진53. 배를 구입하는 손님과 상인.
한 손에 커피를 들고 휘황찬란한 것들의 사이를 거니는 도시의 생활은 더 이상 신선하지도 멋지지도 않다. 그런 게 좋아 보였던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왜 그랬는지조차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날이 추워질수록 생각나는 건 따뜻한 라떼도 크리스마스의 화려한 트리도 아니다. 어묵 국물이 마시고 싶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계란빵도 손에 들고 제철을 맞은 신선한 채소와 생선, 그리고 삭막하지 않은 삶의 냄새를 맡고 싶다.
사진54. 제철 전어와 잡어가 한 대야에 가득이다.
사진55. 싱싱한 당근.
사진56. 예산 오일장 풍경.
사진57. 파를 다듬는 상인의 손.
국수발이 햇볕에 새하얗게 반짝인다. 국수는 어쩌면 이리도 하얗고 반듯할까. 참 곱다. 예산시장에 들어서면 화사하게 빛나는 국수들이 길게 늘어서서 사람들을 맞이한다. 예산 출신인 사람들은 예산을 벗어나면 국수를 먹을 수가 없다고 할 정도로 예산국수는 유난히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먹기 아까울 정도로 고운데도 불구하고 주머니 사정이 어떻든 쉽고 맛있게 후룩후루룩 삼켜 든든히 배를 채울 수 있다니 참 고맙다.
사진58. 고등어.
사진59. 북적이는 장내 모습.
사진60. 예산국수 말리는 모습.
사진61. 맛있는 풀빵냄새가 장터에 풍긴다.
사진62. 화려한 옷전
펑! 소리가 크게 울리고 연기가 뭉게뭉게 퍼진다. 싸늘한 공기 속에서도 그 풍경은 포근하다. 언니의 귀를 대신 막아주는 동생의 얼굴에는 고성으로 인한 찡그림이 아닌 해맑은 미소로 가득하다. 따뜻하게 튀겨져 나온 뻥튀기만큼이나 훈훈함이 넘친다. 다가올 겨울은 예산시장에서 본 이 장면들의 기억으로 별로 춥지 않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사진63,64. 고소한계란빵
사진65,66. 뻥튀기 연기와 큰소리에 귀를 막는 아이들.